
2022년 말부터 2023년 초, 저는 호주에서 이상한 분위기를 느꼈습니다. 금리가 빠르게 오르고, 주변 자영업자들이 힘들다는 말을 자주 했고, 슈퍼마켓 물가는 계속 올랐습니다. 지인 중 한 명은 회사에서 정리해고를 당했습니다. 뉴스에서는 "리세션이 올 수 있다"는 말이 반복됐습니다.
저도 걱정됐습니다. 경기 침체가 오면 내 생활이 어떻게 달라지는 건지, 지금 갖고 있는 자산이 어떻게 되는 건지, 어떻게 대비해야 하는 건지 막막했습니다. 그때 제가 경기 침체를 제대로 공부하지 않았던 게 불안의 큰 이유라는 걸 알았습니다. 모르면 더 무섭습니다.
경기 침체란 정확히 무엇인가
경기 침체(Recession, 리세션)는 경제 활동이 전반적으로 위축되는 상태입니다. 기술적으로는 GDP 성장률이 두 분기(6개월) 연속 마이너스가 되면 경기 침체로 정의합니다.
GDP가 마이너스라는 건 나라 전체의 생산이 줄었다는 뜻입니다. 기업이 덜 만들고, 소비자가 덜 쓰고, 실업이 늘어나고, 다시 소비가 줄어드는 악순환이 시작됩니다.
경기 침체보다 심각한 상태를 공황(Depression)이라고 부릅니다. 1930년대 대공황이 대표적입니다. 리세션이 장기화되고 깊어지면 공황으로 발전할 수 있습니다.
경기 침체가 오면 내 삶에 어떤 일이 생기나
처음 걱정이 됐을 때 제가 가장 궁금했던 것이 바로 이 질문이었습니다.
일자리가 줄어듭니다. 기업들이 비용을 줄이려고 채용을 줄이고 구조조정을 합니다. 실업률이 올라갑니다. 신규 취업이 어려워지고 비정규직부터 정리됩니다. 실제로 제 지인이 그 시기에 정리해고를 당했는데, 업계 전반이 위축되면서 새 직장을 구하는 데 꽤 오래 걸렸습니다.
자산 가격이 내려갑니다. 주식 시장이 하락하고, 부동산도 수요가 줄어들면서 가격이 내려갑니다. 투자 자산의 평가 가치가 줄어드는 걸 보는 게 심리적으로 쉽지 않습니다.
대출 이자 부담이 커집니다. 경기 침체가 오기 전에 물가를 잡으려고 금리를 올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변동금리 대출자들은 이자 부담이 직격탄을 맞습니다. 저도 주변에서 모기지 이자가 두 배가까이 오른 분들을 봤습니다.
소비가 위축됩니다.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이 특히 힘듭니다. 사람들이 불필요한 지출을 줄이면서 매출이 급감합니다.
나는 왜 더 두려웠나
경기 침체 뉴스가 쏟아질 때 제가 특히 불안했던 이유가 있었습니다. 비상금이 부족했기 때문입니다. 당시 저는 비상금을 충분히 갖추지 못한 상태에서 투자 비중이 높았습니다. 자산 가치가 내려가는 걸 보면서, 급전이 필요할 때 투자 자산을 손해 보면서 팔아야 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는 두려움이 있었습니다.
그 경험 이후 비상금의 중요성을 다시 실감했습니다. 경기 침체가 가장 무서운 사람은 비상금이 없는 사람입니다. 일자리를 잃어도, 수입이 줄어도, 자산 가격이 내려가도 버틸 수 있는 현금이 있느냐 없느냐가 경기 침체를 견디는 핵심입니다.
경기 침체를 어떻게 준비해야 하나
비상금부터 갖추는 게 최우선입니다. 3~6개월치 생활비를 파킹통장이나 안전한 계좌에 확보해두세요. 이게 경기 침체에 대한 가장 강력한 방어막입니다.
대출을 줄이는 게 좋습니다. 특히 변동금리 대출이 있다면 경기 침체 전에 고정금리로 전환하거나 원금을 줄이는 게 유리합니다. 금리 인상기에 변동금리 대출은 가장 큰 위험 요인입니다.
투자는 중단하지 않되 리스크를 조정합니다. 경기 침체가 올 것 같다고 주식을 모두 팔고 현금화하면, 회복기에 올라타지 못합니다. 오히려 적립식으로 꾸준히 투자하되 변동성이 큰 자산의 비중을 조금 줄이는 방식이 현실적입니다.
직업 역량을 키우는 게 최선의 경기 침체 대비입니다. 불황에도 수요가 있는 분야의 역량을 갖추거나, 부업 수입을 만들어두면 실직
리스크에 대한 불안이 줄어듭니다.
경기 침체는 끝이 있습니다
경기 침체를 공부하면서 가장 위안이 됐던 사실이 있습니다. 지금까지 모든 경기 침체는 결국 끝났다는 것입니다. 2008년 금융위기도, 2020년 코로나 충격도 결국 회복됐습니다.
경기 침체는 두려운 것이지만, 준비된 사람에게는 오히려 좋은 자산을 싸게 살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합니다. 공포에 팔지 않고 버티는 힘이 투자에서 가장 중요한 역량이라는 걸 경기 침체를 통해 배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