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실업률 3.6%라는 숫자가 정말 경제가 좋다는 뜻일까요? 저는 제가 대학을 졸업하던 해에 대기업 채용 인력이 급감하면서 결국 해외로 나가는 선택을 했습니다. 그 당시 많은 친구들이 대학원 진학이나 공무원 시험으로 방향을 틀었고, 이는 단순한 개인의 문제가 아닌 사회 전체의 고민이었습니다. 지금도 제가 사는 인구 10만 명 규모의 도시에서 두 대학이 합병하면서 정리해고가 진행되는 것을 지켜보고 있습니다.
실업률 측정 기준의 이해
실업률이란 경제활동인구 중 실업자가 차지하는 비율을 의미합니다. 여기서 경제활동인구란 일할 능력과 의사를 동시에 가진 만 15세 이상 인구를 말합니다. 국제노동기구(ILO)는 최근 1주 동안 구직활동을 했으나 취업하지 못한 사람을 실업자로 정의하는 반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최근 4주간 구직활동을 한 경우를 기준으로 삼습니다(출처: 통계청).
흥미로운 점은 조사 기간에 1시간 이상만 일해도 취업자로 분류된다는 것입니다. 저는 이 기준이 실제 고용 상황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고 봅니다. 주당 1시간 일하는 사람과 40시간 일하는 사람이 같은 '취업자'로 묶이는 것이 과연 합리적일까요? 이런 측정 방식 때문에 공식 실업률보다 실질실업률이 항상 높을 수밖에 없습니다.
특히 구직 활동을 포기한 실망실업자들은 비경제활동인구로 분류되어 통계에서 완전히 사라집니다. 제 지인 중 몇몇은 1년 넘게 취업 준비를 하다가 지쳐서 아예 구직을 멈춘 경우가 있는데, 이들은 공식 실업률에 잡히지 않습니다. 반면 고용률은 전체 생산가능인구를 기준으로 하기 때문에 이런 왜곡이 덜한 편입니다.
실업률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
실업률은 국내총생산(GDP), 소비자물가지수와 함께 경제 건전성을 파악하는 핵심 지표입니다. 하지만 많은 분들이 실업률을 선행지표로 오해하시는데, 실제로는 경제 상황의 변화에 따라 움직이는 후행지표입니다. 쉽게 말해 실업률은 이미 일어난 경제 변화의 결과를 보여주는 것이지, 앞으로의 상황을 예측하는 도구가 아니라는 뜻입니다.
낮은 실업률은 노동 공급 감소로 이어져 평균 임금 상승 압력을 만듭니다. 기업들은 인건비 증가를 상품 가격에 반영하게 되고, 이는 인플레이션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제가 일했던 교육 산업 분야에서도 이런 현상을 직접 목격했습니다. 고용 시장이 타이트해지자 신규 채용 연봉이 계속 올랐고, 기존 직원들의 임금 인상 요구도 거세졌습니다.
현재 미국의 상황이 이런 복잡성을 잘 보여줍니다. 2023년 6월 기준 3.6%라는 낮은 실업률을 유지하고 있지만, 동시에 높은 인플레이션과 경기침체 우려가 공존하고 있습니다(출처: 미국 노동통계국). 일반적으로 낮은 실업률은 긍정적 신호로 받아들여지지만, 저는 이것만으로는 경제 전망을 판단하기 어렵다고 봅니다. 통화정책, 금융 시장 상황, 글로벌 경제 흐름 등 여러 요소를 종합적으로 봐야 합니다.
우리나라 청년실업의 현실
2023년 5월 기준 한국의 실업률은 2.7%로 상당히 낮은 수준입니다. 하지만 이 숫자 뒤에 숨은 청년실업 문제는 심각합니다. 제가 대학을 졸업할 당시 많은 동기들이 취업에 실패하면서 대학원 진학이나 공무원 시험 준비로 방향을 틀었는데, 이는 개인의 선택이라기보다 구조적 문제의 결과였습니다.
저는 우리나라가 여전히 '학위 우선주의'에 갇혀 있다는 점이 문제의 핵심이라고 봅니다. 많은 사람들이 대학 진학을 필수로 여기지만, 정작 졸업 후 일자리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반면 제가 현재 거주하는 호주에서는 상황이 다릅니다. 고등학교 졸업 후 바로 현장에서 경력을 쌓고, 필요하면 나중에 대학이나 대학원에 진학하는 경우가 흔합니다. 더욱이 실무 경험을 학점으로 인정해주는 제도(RPL, Recognition of Prior Learning)가 잘 갖춰져 있어 경력자의 학업 복귀를 적극 지원합니다.
우리나라도 이런 시스템을 도입할 필요가 있습니다. 정부 차원에서 학력과 경력을 동등하게 평가하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고, 기업들도 채용 시 학력보다 실무 능력을 우선시하는 문화가 자리 잡아야 합니다. 제가 아는 한 지인은 고졸 출신이지만 IT 분야에서 10년 경력을 쌓았는데도, 대기업 지원 시 학력 제한에 걸려 서류 탈락했습니다. 이런 사례가 반복되는 한 청년실업 문제는 쉽게 해결되지 않을 것입니다.
지역 경제와 실업률의 상관관계
제가 사는 도시의 사례를 보면 실업률이 지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실감할 수 있습니다. 인구 10만 명 규모의 이 도시에는 3개의 큰 대학이 있었는데, 작년에 그중 2개가 합병했습니다. 합병 과정에서 행정, 교무, 학생지원 등 여러 부서가 통합되면서 자연스럽게 정리해고가 발생했습니다.
저는 2년 전까지 관련 산업에서 일했기 때문에 이 상황을 더욱 주의 깊게 지켜보고 있습니다. 제가 아는 몇몇 동료들은 직장을 옮기거나 해고되는 과정을 겪었습니다. 이들 중 일부는 다른 도시로 이주했고, 일부는 업종을 전환했습니다. 대학은 이 지역 경제의 중요한 축이었기 때문에, 고용 감소는 단순히 실업자 증가에 그치지 않습니다.
실직자들의 소비가 줄면서 지역 상권도 타격을 받습니다. 대학 주변 식당과 카페, 문구점 등의 매출이 감소하고, 이는 다시 그 업체 종사자들의 고용 불안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발생합니다. 일각에서는 대학 합병이 장기적으로 경쟁력 강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보지만, 저는 단기적으로 지역 경제에 상당한 충격을 줄 것으로 예상합니다. 앞으로 1~2년간 이 지역의 실업률과 고용률, 그리고 상권 변화를 계속 추적해볼 생각입니다.
실업률은 단순한 숫자가 아니라 수많은 개인의 삶과 지역 경제가 얽힌 복합적 지표입니다. 저는 우리가 실업률 통계를 볼 때 그 숫자 너머의 사람들과 구조적 문제를 함께 고민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학력 중심 사회에서 능력 중심 사회로의 전환, 경력 인정 제도의 확대, 지역 경제 다변화 등 다각도의 접근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단기적인 실업률 수치에 일희일비하기보다는, 지속 가능한 고용 구조를 만들기 위한 장기적 노력이 더 중요하다고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