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의 정점, ‘엔드게임’
'어벤져스: 엔드게임'은 2019년 개봉 이후 마블 팬들의 뜨거운 사랑을 받으며 전 세계 박스오피스를 강타한 작품이다. '인피니티 워'에서 절반의 인류가 사라진 충격적인 결말 이후, 남은 히어로들이 마지막으로 힘을 모아 타노스를 물리치는 여정을 담고 있다. 토니 스타크, 스티브 로저스, 토르, 블랙 위도우 등 기존 멤버들이 각자의 방식으로 과거와 현재를 넘나들며 희생과 선택의 순간을 마주하는 이 영화는, 단순한 액션 블록버스터를 넘어 감정과 서사가 절묘하게 어우러진 서사시라 할 수 있다.
명장면 & 명대사: 관객의 심장을 울린 순간들
‘엔드게임’의 명장면은 수없이 많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전율을 일으킨 장면은 캡틴 아메리카가 묠니르를 드는 순간이다. 이는 오랜 시간 마블 팬들이 기다려온 장면 중 하나로, “I knew it.”이라는 토르의 짧은 대사가 관객들의 환호성을 자아냈다. 또 다른 명장면은 토니 스타크가 인피니티 스톤을 사용하며 “I am Iron Man”이라고 말하는 장면이다. 이 한마디는 MCU의 시작을 알렸던 대사를 다시 한 번 강렬하게 되새기게 했고, 그와 동시에 토니의 마지막이기도 했다. 스티브 로저스가 자신의 삶을 선택하며 과거로 돌아가는 장면도 뭉클함을 자아낸다. “It’s been a long time.”이라는 대사는 그의 평생의 소원을 실현시키는 마지막 인사를 담고 있다. 이렇듯 ‘엔드게임’은 단순히 전투의 장면뿐 아니라, 캐릭터의 인생을 반영한 대사와 연출로 진한 여운을 남긴다.
엔딩크레딧: 이름 하나하나에 담긴 감동
‘어벤져스: 엔드게임’의 엔딩크레딧은 단순한 영화 스태프 소개 이상의 의미를 담고 있다. 특히 오리지널 어벤져스 멤버 6인의 이름과 서명이 스크린에 하나씩 등장하는 장면은 마치 히어로들이 관객과 작별 인사를 나누는 듯한 느낌을 준다. 토니 스타크를 연기한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부터 캡틴 아메리카의 크리스 에반스, 블랙 위도우의 스칼렛 요한슨 등 각 배우들의 이름과 함께 삽입된 서명은 이 시리즈의 긴 여정이 하나의 장대한 결말을 맺었음을 상징한다. 음악 또한 감동을 더하는 요소다. 'Portals' 테마곡과 함께 등장하는 이름들은 팬들에게 “그동안 고마웠다”는 마블의 인사를 대신 전하는 듯하다. 여기에 각 캐릭터의 대표 장면이 짧게 회상되는 연출은 그간의 10여 년을 함께한 팬들에게 눈물과 감동을 선사한다. 마블이 팬들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진심이 느껴지는 엔딩이다.
추가장면 7분: 극장판 재개봉으로 더해진 보너스
개봉 후 몇 달 뒤, 마블은 '어벤져스: 엔드게임'의 흥행을 더 끌어올리기 위해 약 7분가량의 추가장면을 포함한 재개봉판을 선보였다. 이 장면들은 영화 본편의 흐름과는 다소 독립적인 구성으로 되어 있지만, 팬들에게는 매우 소중한 보너스였다. 그중 하나는 헐크가 화재 현장에서 사람들을 구조하는 미완성된 CG 장면이다. 비록 완성도는 떨어졌지만, 헐크가 히어로로서의 책임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주려는 의도가 느껴졌다. 또 다른 장면은 스탠 리를 추모하는 영상으로, 그의 마블 세계에 대한 사랑과 열정을 담은 짧은 다큐멘터리 형식이다. 마지막으로 ‘스파이더맨: 파 프롬 홈’을 암시하는 짧은 티저가 추가되어, 다음 페이즈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이 7분은 마블이 단순히 상업적인 이유로가 아니라 팬들과의 소통과 감사의 표시로서 영화를 다시 선보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푸티지 영상 유출: 마블이 감춘 비밀의 조각들
‘엔드게임’ 개봉 직전, 해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영화의 푸티지 영상 일부가 유출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는 마블 측의 철저한 보안에도 불구하고 내부 관계자 혹은 시험 상영과 관련된 인물에 의해 유출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 영상에는 토니 스타크의 죽음, 캡틴의 묠니르 장면 등 영화의 핵심 장면이 포함되어 있었으며, 당시 팬덤은 이를 회피하거나 일부는 미리 확인하면서 큰 혼란이 일었다. 마블과 디즈니는 즉각적으로 관련 게시물 삭제 및 공유 금지 조치를 취했고, 배우들도 SNS를 통해 “스포일러 방지 캠페인”에 나섰다. 특히 러쏘 형제 감독은 팬들에게 직접 편지를 통해 “스포일러 없는 경험을 위해 서로를 존중해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이 사건은 콘텐츠 보안과 팬 문화의 경계에 대해 생각하게 만드는 계기가 되었으며, 동시에 팬들 간의 강한 결속을 확인할 수 있는 경험이 되기도 했다.
10년을 함께한 팬들에게 보내는 최고의 선물
‘어벤져스: 엔드게임’은 단순한 슈퍼히어로 영화가 아니다. 이는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의 10년간의 서사를 마무리 짓는 하나의 장대한 축제이자, 팬들에게 보내는 고마움의 표시였다. 명장면과 명대사, 감동적인 엔딩크레딧, 추가 장면과 푸티지 사건까지, 이 영화는 영화 그 자체를 넘어 하나의 문화 현상이 되었다. 마블은 이 영화를 통해 캐릭터의 삶과 죽음을 넘어, 관객과의 정서적 유대까지 구축해냈다. 앞으로도 수많은 히어로 영화가 등장하겠지만, ‘엔드게임’처럼 하나의 시대를 종결짓고 동시에 다음 시대를 여는 작품은 또다시 나오기 어려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