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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자산 양극화 (부동산 격차, 순자산 역성장, 세대별 격차)

by Moneymoayo 2026. 2. 28.

자산격차는 왜 커질까

왜 월급쟁이 청년만 자산이 줄어들었을까요? 2024년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플러스를 기록하고 평균 가구 자산이 5% 가까이 뛴 그해, 39세 이하 청년층의 자산만 유일하게 마이너스를 찍었습니다. 얼마 전 부동산 중개인에게서 온 전화가 아직도 생생합니다. 저희 집 근처 오래된 주택이 10억이 넘는 가격에 팔렸다는 소식이었죠. 10년 전만 해도 그 집은 지금 가격의 절반에 불과했습니다.

순자산 지니계수가 보여주는 불평등의 심화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2024년 3월 기준 순자산 지니계수(Gini Coefficient)는 0.625를 기록했습니다(출처: 국가데이터처). 여기서 순자산 지니계수란 자산에서 부채를 뺀 실제 가용 자산의 분배 불평등 정도를 0에서 1 사이의 숫자로 나타낸 지표입니다. 0에 가까울수록 평등하고 1에 가까울수록 불평등함을 의미하는데, 현재 수치는 2012년 관련 통계 집계 이후 역대 최고치입니다.

전년 대비 0.013포인트 상승한 이 수치는 단순한 숫자 변화 이상의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같은 기간 가구당 평균 자산은 5억6,678만 원으로 4.9% 증가했고, 순자산은 4억7,144만 원으로 5.0% 뛰었습니다. 경제가 성장하고 전체 자산이 늘어났는데도 불평등은 오히려 악화된 겁니다. 저희 집 월세 수입만으로도 모기지를 충당할 수 있게 된 것처럼, 자산을 가진 쪽은 더 많이 벌게 되는 구조가 고착화되고 있습니다.

특히 자산 상위 10%와 하위 10%의 격차가 급격히 벌어지면서, 중산층마저 양극화의 한쪽으로 밀려나는 현상이 관찰됩니다. 이는 단순히 부자가 더 부자가 되는 문제를 넘어, 열심히 일해도 자산 증식이 불가능한 계층이 생겨나고 있다는 뜻입니다.

39세 이하만 겪는 자산 역성장의 비밀

연령별 데이터를 뜯어보면 더 충격적입니다. 39세 이하 가구주의 평균 자산은 2024년 기준 3억1,498만 원으로 전년 대비 0.3% 감소했고, 순자산도 2억1,950만 원으로 0.9% 줄었습니다. 같은 기간 40대는 4억8,389만 원으로 7.4%, 50대는 5억5,161만 원으로 7.9% 증가한 것과 극명하게 대비됩니다. 심지어 소득이 감소하기 시작하는 60세 이상(5억3,591만 원)도 3.2% 늘었습니다.

저도 주변 동년배들과 이야기해보면 공통적으로 나오는 말이 "아무리 저축해도 집값 오르는 속도를 못 따라간다"는 겁니다. 월급이 오른다 해봤자 연 2~3% 수준인데, 제가 살고 있는 집 근처 부동산 시세는 10년 만에 두 배가 됐습니다. 이런 구조에서 청년층이 자산을 축적하는 건 거의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부동산 자산 증가율을 보면 이 격차가 더 뚜렷합니다. 39세 이하 가구주의 평균 부동산 자산(1억6,418만 원)은 전년 대비 1.8% 증가에 그쳤지만, 40대(4억3,063만 원)는 9.9%, 50대(4억6,131만 원)는 8.1%나 뛰었습니다. 부동산을 보유한 세대는 자는 동안에도 자산이 불어났지만, 청년층은 전세자금대출 이자나 월세로 자산이 빠져나갔다는 얘기입니다.

소득 증가율마저 뒤처진 청년 세대

자산뿐 아니라 소득에서도 청년층은 소외되고 있습니다. 2024년 전체 가구의 평균 소득은 7,427만 원으로 전년 대비 3.4% 증가했지만, 39세 이하 가구주의 평균 소득(6,758만 원)은 1.4% 상승에 그쳤습니다(출처: 통계청). 40대(9,333만 원)와 50대(9,416만 원)가 각각 2.7%, 5.9% 상승한 것과 비교하면 청년층의 소득 증가는 절반 수준입니다.

여기서 ROI(투자 수익률) 개념으로 접근해보면 문제가 더 명확해집니다. ROI란 투자한 자본 대비 얻은 수익의 비율을 의미하는데, 청년층은 소득이라는 '인적 자본 투자'의 수익률마저 낮은 겁니다. 더 큰 문제는 전체 가구의 순자산 증가율(5.0%)이 소득 증가율(3.4%)을 크게 웃돈다는 점입니다. 이는 노동소득보다 자산소득이 더 빠르게 늘어나는 구조를 보여줍니다.

실제로 제 주변 친구들 중에도 대기업에 다니며 연봉 7,000만 원을 받는 친구가 있지만, 강남 아파트 한 채를 가진 또래 친구의 자산 증가 속도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습니다. 전자는 1년 저축해봤자 2,000만 원 모으기 어렵지만, 후자는 집값 상승만으로도 연간 5,000만 원 이상의 자산 증가를 경험했습니다. 열심히 일해서 버는 돈보다 가만히 있어도 불어나는 자산이 더 큰 세상이 된 겁니다.

정부 대책은 왜 효과가 없을까

정부는 '2026년 경제성장전략'을 통해 청년층 자산 형성 지원, 금융 지원, 생활비 경감 등의 대책을 내놨지만,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됩니다. 가장 큰 문제는 자산 양극화의 핵심인 부동산 문제에 대한 구조적 접근이 빠져 있다는 점입니다. 기존의 주택 공급 촉진안을 반복하는 수준에 그치고 있어,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안동현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공급 확대와 동시에 세금 부과를 통한 재분배가 필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 단순히 청년에게 대출을 더 많이 해주거나 소액 지원금을 주는 방식으로는 집값 두 배 상승을 따라잡을 수 없습니다. 제 생각에도 투기성 부동산 보유에 대한 세금을 강화하고, 그 재원으로 청년층 주택 구입을 실질적으로 지원하는 방식이 필요합니다.

현재 정책의 주요 한계점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대출 한도 확대 중심의 지원: 빚을 늘려주는 방식으로는 자산 격차 해소 불가능
  • 공급 위주 접근: 실거주 수요보다 투자 수요가 여전히 강한 상황에서 효과 제한적
  • 세제 개편 부재: 다주택자와 단기 매매 차익에 대한 실효성 있는 규제 미흡

저희 집처럼 10년 만에 집값이 두 배 오른 경우, 그 증가분에 대한 적절한 과세와 재분배가 이루어져야 청년층이 주택 시장에 진입할 기회가 생깁니다. 지금처럼 자산을 가진 사람만 계속 이득을 보는 구조에서는 아무리 열심히 일해도 격차는 벌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청년층의 자산 양극화는 단순히 경제 지표의 문제가 아닙니다. 이는 젊은 세대의 근로 의욕을 꺾고, 결혼과 출산을 포기하게 만들며, 궁극적으로 국가의 잠재성장률을 끌어내리는 악순환으로 이어집니다. 지금 우리 아이들이 성인이 될 때쯤이면 이 격차는 더 벌어져 있을 겁니다. 집을 가진 부모를 둔 청년과 그렇지 못한 청년의 출발선이 완전히 달라지는 사회, 그게 과연 건강한 사회일까요. 부동산을 통한 부의 세습이 아닌, 노력과 능력으로 자산을 쌓을 수 있는 구조적 개혁이 시급합니다.


참고: https://www.hankookilbo.com/news/article/A2026011115110000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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